그런데 똑같은 재산을 상속 받더라도 어떤 방법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납부해야 할 상속세 금액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일괄공제를 선택하는 것이 자녀상속공제보다 유리한 경우가 많고, 자산 가치가 오를 것 같다면 미리 증여하는 것이 절세에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어떤 상황에서는 증여보다 상속이 유리할 수도 있고, 부모님과 함께 10년 이상 살았다면 ‘동거 주택 상속공제’를 통해 최대 6억 원까지 추가로 공제 받을 수도 있습니다. 상속과 증여, 유증의 장단점을 정확히 파악하고 본인의 상황에 맞는 최적의 방법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번 글에서는 상속세 부담을 줄이기 위한 다양한 절세 방법을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자녀 수에 따른 공제 혜택 차이부터 재차 상속까지 고려한 세금 계산법, 그리고 부모님을 모시고 사는 효자 효녀를 위한 특별 공제까지, 여러분의 상황에 맞는 상속세 절세 전략을 찾아보세요.
✔ 일반적인 경우, 자녀상속공제 보다 ‘일괄공제’가 좋습니다.
자녀가 있는 상속인이라면 “자녀상속공제를 받는 게 더 유리하지 않을까?”라고 생각하실 수 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가정에서는 일괄공제가 훨씬 더 유리합니다. 단순하게 계산만 해봐도 알 수 있죠.
자녀가 2명인 경우를 가정해 보겠습니다.
- 자녀상속공제를 받는 경우 : 기초공제 2억 원 + 자녀상속공제 1억 원 + 배우자 상속공제 최소 5억 원 = 최소 상속공제액 8억 원
- 일괄공제를 받는 경우 : 일괄공제 10억 원 + 배우자 상속공제 최소 5억 원 = 최소 상속공제액 10억 원
만약 10억 원을 상속 받았다면 자녀상속공제를 받았을 때 차액인 2억 원에 대한 상속세를 내야 합니다. 하지만 일괄공제를 선택하면 상속세를 낼 필요가 없어요.
하지만, 자녀가 많을 경우 자녀상속공제가 유리할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자녀가 3명 이상이면 1인 당 5천만 원씩 추가 공제를 받을 수 있죠.
✔ 자산 가치가 상승할 것 같다면 미리 증여하세요 !
금융재산이나 부동산을 상속하는 경우에는 자산 가치가 상승하거나 하락할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해요.
만약 자산 가치가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면 사전 증여가 좀 더 유리할 수 있어요. 증여세는 증여 당시 자산 가치를 기준으로 계산되기 때문이죠.
예를 들어, 현재 아버지가 아파트와 주식 자산을 10억 원씩(총자산 20억 원)을 보유하고 있고 나중에 돌아가셨을 때 자산이 각각 5억 원 올라 총자산 가치가 30억 원까지 상승했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상속인은 배우자와 자녀 1명인 상황에서 생전에 증여를 한 경우와 상속만 받은 경우를 비교해 볼게요.
⭐ 증여세 vs 상속세, 직접 비교해봤습니다.
1. 미리 증여를 한 경우
- 상황 : 주식 자산 10억원을 성인 자녀에게 사전 증여, 아파트 자산 10억 원은 상속.
- 증여세 : {10억 원 - 5천만 원(증여재산공제)} x 30% - 6천만 원(누진공제) = 2억 2천 5백만 원
- 상속세 : {15억 원 - 10억 원(일괄공제 + 배우자 상속공제)} x 20% - 1천만 원(누진공제) = 9천만 원
- 총 납부한 세금 : 3억 1천 5백만 원
2. 상속만 한 경우
- 상황 : 각 10억 원씩 이었던 아파트와 주식 자산이 사망 시점 5억 원씩 가치가 상승하여, 총 30억 원을 배우자와 자녀 1명이 상속.
- 상속세 : {30억 원 - 10억 원(일괄공제 + 배우자 상속공제) - 2억 원(금융재산공제)} x 30% - 6천만 원 = 4억 8천만 원
- 총 납부한 세금 : 4억 8천만 원
이렇게 사전 증여를 잘 활용하면 납부할 세금을 상당 부분 줄일 수 있어요.
단, 상속 자산 규모가 크지 않다면 증여보다는 상속이 더 유리할 수 있어요. 증여를 하면 상속공제를 받을 수 없기 때문이죠. 그럼 굳이 내지 않아도 될 세금을 불필요하게 많이 내야 할 수 있어요.
⭐ 증여보다 상속이 더 유리한 경우는 ?
- 상황 : 아파트 자산 8억 원이 상속 때 11억 원으로 상승했다면? (상속인은 배우자와 성인 자녀 1명)
- 자녀에게 증여 한 경우 : {8억 원 - 5천만 원(증여재산공제)} x 30% - 6천만 원(누진공제) = 증여세 1억 6천 5백만 원
- 상속만 했다면 ? : {11억 원 - 10억 원(일괄공제 + 배우자 상속공제)} x 10% = 상속세 1천만 원
그렇기 때문에, 증여를 결정하기 전에 먼저 본인의 자산 규모 현황과 각각의 공제 항목을 면밀하게 파악해야 합니다. 어떻게 전략을 짜야 할 지 감이 오지 않는다면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겠죠?
❓ 증여는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 ?
자산 규모가 크면 증여가 유리하지만 단 하나 주의해야 할 점이 있습니다. 증여 이후 10년 후에 부모님이 돌아가시면 증여 재산을 상속 재산에 포함하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총 재산이 20억 원이고 그 중 10억 원을 상속개시일 10년 전에 증여했다면 나머지 10억 원으로만 상속세를 계산하는 거죠.
그런데 증여 이후 10년 안에 상속이 발생하면 이미 증여세를 냈더라도 증여 재산을 상속 재산에 포함해야 합니다. 상속세를 계산할 때 20억 원을 기준으로 계산하게 되죠.
물론 향후 자산 가치가 크게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면 10년 내 상속이 개시된다고 하더라도 상속세를 크게 줄일 수 있습니다. 증여 당시 금액을 기준으로 계산할 뿐만 아니라, 이미 납부한 증여세는 기납부 세금으로 차감되기 때문이죠.
그래서 증여를 고려할 때는 이 ‘10년’이라는 기간을 유의하셔야 하며, 결정했다면 하루라도 빨리 증여하는 게 좋습니다.
- 직계존속 간 증여는 10년, 그 외 증여는 5년 내 발생 시 상속세 과세대상 포함
✔ 효자가 오히려 손해를 본다 ? 재차 상속도 고려하세요.
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 홀로 남은 어머니에게 상속분을 전부 양보하겠다는 자녀분들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는데요. 이 경우에도 추후 상속세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요.
상속 재산 10억 원이 있고 자녀들이 이를 모두 어머니에게 양보했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이때, 일괄공제 5억 원과 배우자 상속공제 5억 원이 적용되므로 상속세가 발생하지 않습니다.
문제는 어머니가 이렇게 상속 받은 재산을 다시 자녀에게 상속할 때 발생합니다. 자녀에게 상속할 때는 배우자 상속공제가 적용되지 않기 때문이죠.
예를 들어, 상속 받는 재산 10억 원 중 8억 원을 자녀에게 상속하게 되면 일괄공제 5억 원만 공제되고 나머지 3억 원에 대해서는 상속세를 납부해야 합니다.
그렇다면 만약 어머니와 자녀가 절반인 5억 원씩 나눠서 상속 받았다면 어떻게 됐을까요? 최초 상속 시 상속세가 발생하지 않는 것은 물론, 어머니가 이를 그대로 다시 자녀에게 상속한다고 해도 일괄공제로 인해 상속세를 내지 않아도 됩니다. 어머니가 자녀에게 10억 원을 모두 양보해도 결과는 동일하죠.
이처럼 부모님 중 한 분과 상속 받을 수 있는 상황에서는 재차 상속도 충분히 고려한 후 결정해야 합니다.
✔ 상속과 증여의 장점을 모두 취하고 싶다면 ? 유증을 활용하세요.
증여는 특정 자녀에게 합의한 만큼 재산을 상속할 수 있지만 증여세를 내야 하고, 상속은 상속공제를 받을 수 있지만 고인이 재산 분배를 결정할 수 없습니다.
그럼 증여세는 안 내면서 생전에 고인이 직접 재산을 분배할 수는 없는 걸까요? 이럴 때는 유증을 활용하면 됩니다.
배우자와 자녀들과 재산 분배를 어떻게 할지 결정한 후 이를 유언장이나 녹음, 유언 공증인을 통해 남기면 됩니다. 생전에 증여처럼 고인이 직접 재산 분배 형식을 결정할 수 있으면서, 상속세가 적용되기 때문에 일괄공제와 배우자 상속공제 혜택을 모두 받을 수 있죠.
다만 유언장을 어떻게 작성 하느냐에 따라 추후 유언장이 무효가 될 수도 있고, 유류분반환청구 소송이 오갈 수 있습니다.